쌍화탕

2008/01/21 13:39 / 쌍화차
쌍화탕 계통은 본디 초기 감기약은 아니다. 쌍화탕에 다량 들어 있는 백작약이란 약은 그 성질이 좀 냉하고 오그라뜨리므로 가뜩이나 우울한 일이 많은 우리 시대에 사람들의 원기를 더 위축시킬 우려가 있고, 좀 비만한 사람이나 소화가 자신 없는 사람은 습기 를 더 조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배가 찬 사람이 쌍화탕을 장복해서 배가 더 차가워져서 낭습증(사타구니에 땀이 많이 남)이 된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사람마다 체질이 영 다르거니와 감기는 날씨에 따라 그 유형을 달리하니 일률적으로 치료해서는 안된다.

한의사는 감기 하나에도 감별 진단을 하여 치료하도록 6년 동안 교육받은 사람으로서 수십 종의 처방을 참고하여 치료한다. 이것이 한의학의 특성이며 장점이다.

감기가 잦거나 오래 끌어 고생하는 사람은 이제는 임시방편만 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 체력에 대해 인근 한의원에서 상담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가정에서는 감기 중에 가볍게 식사하고 하루에 단 한 시간이라도 따끈한 생강차와 함께 한가로운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하고 싶다.


쌍화탕
피로회복에 쓰이는 한약방문(韓藥方文). 동양의 여러 나라 가운데 한국에서만 성행하고 있으며, 민족고유의 처방인 것처럼 발전되어 왔다. 군약(君藥)은 백작약(白芍藥) 9∼10g, 신약(臣藥)은 황기·천궁(川芎)·숙지황(熟地黃) 각 4g, 계피(桂皮)·감초(甘草) 각 3g, 생강(生薑) 3쪽, 대추 2알이다. 큰병을 앓고 난 뒤에 허로(虛勞)하고 기(氣)가 모자라는 데, 힘든 일을 했거나, 온몸이 노곤하고 자주 피곤함을 느낄 때, 땀이 많이 나거나 허약하여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경우에 효험이 있다. 《동의보감》 잡병편(雜病篇)에 기술되어 있고, 《의문보감》 권2 허손편(虛損篇)에도 실려 있다.

감기기운 느낀다고 함부로 먹으면 금물 정확한 진단과 판단 필요

한방6내과 안 세 영 교수

어느덧 가을이 턱밑까지 다가왔습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자주 와서 그 흔한 열대야 한번 없이 지나간다 싶더니, 말복 지나자마자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이 천고마비의 계절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말하자면 계절이 바뀌는 이른바 '환절기(換節期)'에 들어선 셈인데, 이맘때면 항상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감기(感氣)-이 기승을 부립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감기" 하면 어떤 처방이 생각나세요? 매스컴의 잘못된 세뇌교육 탓에 혹 두말할 나위 없이 '쌍화탕(雙和湯)'이 떠오르는 것은 아닌가요?

쌍화탕은 송(宋)나라 때 태의국(太醫局)에서 편찬한 방서(方書)인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에 가장 먼저 등장합니다. 태평혜민화제국방! 가물가물하겠지만 처음 듣는 이름은 아니지요? 그렇습니다. 지난달에 설명한 '십전대보탕', 이번에 소개하는 '쌍화탕', 그리고 언젠가 언급할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은 모두 이 '화제국방'에 실려있는 처방들입니다. 아울러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큰 병을 앓은 후 조리할 때 많이 쓰이는 삼령백출산(蔘 白朮散), 해산하는 달에 임박하여 복용하면 분만하기 수월하다는 불수산(佛手散), 소화기계통이 허약하여 회충으로 배앓이를 할 때 사용하는 안회이중탕(安蛔理中湯) 등도 이 '화제국방'에 수록된 것들이지요.

아무튼 '태평혜민화제국방'은 한의계에서 활용빈도가 높은 여러 가지 처방들이 최초로 기재된 무척 의미 있는 성약처방집(成藥處方集)인데, 그에 따른 역기능 또한 만만치 않아 엉뚱한 현상을 초래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야기인즉슨 '화제국방'은 질병의 원인이나 기전 등과 같은 의학이론에 대한 설명은 빈약하면서도, 국어-그 당시는 당연히 한자이겠지만-만 알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처방을 선택하여 약을 지어먹을 수 있는 편집체계를 지니고 있는 탓에, 결과적으로 약물의 오·남용을 부추긴 셈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정확한 진단 없이 투약을 일삼는, 비유컨대 부종(浮腫)이 있을 때 원인 질환을 파악하지 않고 이뇨제의 복용만으로 해결하려는 우(愚)를 범하는 것과 일맥상통하겠지요.

피와 관련된 일체의 질병 치료효능
이제 "약 모르고 오용(誤用) 말고, 약 좋다고 남용(濫用) 말자"라는 금언을 되새기면서, 쌍화탕에 대해 정확히 알아봅시다. 쌍화탕은 백작약(白芍藥)·숙지황(熟地黃)·당귀(當歸)·천궁(川芎)으로 구성된 사물탕(四物湯)과 황기(黃 )·계지(桂枝)·감초(甘草)·생강(生薑)·대추(大棗)로 조합된 황기건중탕(黃 建中湯)을 합방(合方)한 처방으로 모두 9가지 약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론 쌍화탕 속의 개개 약물의 용량은 '화제국방'에 기록된 내용과 '동의보감(東醫寶鑑)'에 기재된 바가 각각 달라, 자세하게 따지고 들면 미묘한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쌍화탕이, 피와 관련된 일체의 질병을 치료(通治血病)하는 효능이 있는 까닭에 보혈(補血)의 대표적 처방으로 불리는 사물탕과, '자한(自汗)' - 자한은 낮 밤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땀이 축축하게 흐르는 것으로 신체를 움직이면 땀이 더욱 많이 나는 증상(自汗者 無時而 然出 動則爲甚)을 말합니다 - 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황기건중탕을 합하여 만든 처방임에는 분명하지요.

비질비질 땀을 흘릴 때 가장 좋은 약
쌍화탕은 허약(虛弱)해 보이는 사람이 힘든 일을 하거나 큰 병을 앓고 난 후 비질비질 땀을 흘릴 때 가장 좋은 약이랍니다. 처방에 대한 자세한 해설인 방해(方解)에 따르면, 쌍화탕은 정신과 기운이 다 피곤하고(心力俱勞), 기와 혈이 모두 상한 것(氣血皆傷), 성생활을 한 뒤 몹시 힘든 일을 하거나(或房室後勞役) 힘든 일을 하고 나서 성생활을 하는 것(或勞役後犯房), 중병을 앓은 뒤에 허로로 기가 부족해서 저절로 땀이 나는 것(及大病後虛勞 氣乏 自汗) 등을 치료하는 최고의 처방(最效)이라 하였답니다. 물론 이상의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려면 "땀은 피의 또 다른 이름이다(汗者血之異名)", "성생활을 하지 않을 때 정은 혈맥 속에 있다가 성관계 시 명문에 이르러 정으로 변한다(人未交感 精涵于血中 交感之後 至命門而變爲精)" 등과 같은 한의학 이론에 정통해야 하겠지만, 어떻든지 쌍화탕이 감기에 먹는 약이 절대 아닌 것만은 분명하지 않습니까?

병증을 정확히 파악 진단하여 투여
체내의 음양(陰陽)·기혈(氣血) 등을 쌍(雙)으로 조화롭게(和) 해준다는 쌍화탕 역시 병증(病證)을 정확히 파악하는 진단을 거쳐 투여해야만 하는 약인 것입니다. 특히 처방 중의 황기는 얼굴빛이 검푸르면서 기운이 충실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뿐 아니라, 과다복용으로 숨이 찰 때에는 삼요탕을 먹어야만 된다고 했거든요(黃 蒼黑氣實者 勿用, 氣實人 因服黃 過多而喘者 三拗湯以瀉之).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실토실한 사람이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면서 으스스 한기(寒氣)만을 느끼는 감기 초기에, 온 몸 여기 저기가 쑤시고 무거운 몸살 기운이 좀 있다고 쌍화탕을 먹어야 되겠습니까? 하기야 시골 다방에서는 그도 모자라 달걀 노른자까지 띄워 준다던데...



쌍화탕


고래로 쌍화탕이라는 유명한 처방이 있다. 그 쌍화의 근본 뜻은 음양의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룬다는 뜻이다.
인체 내에 흐르는 음양의 두 기운을 고르게 하여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도록 하는 것이 동양의학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쌍화탕은 매우 기본적이고 귀중한 처방이다.
음에는 어둠, 달, 물, 욕심 등이 속하고 양에는 밝음, 해, 불, 분노가 속한다. 천지간에 음이 강하면 항상 춥고 어둠 뿐이며, 양이 강하면 불볕같은 더위가 계속된다.
인체 내에 음이 강하면 욕심과 아집이 강하게 일어나 눈은 근시안이 되기 쉬우며, 남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성격을 이루고, 미래나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찰라주의적인 쾌락을 즐긴다.
또한 양이 너무 강해지면, 눈은 원시안이 되기 쉬우며, 자기 일을 등한시하고 남에게 의지하기를 잘하며, 과다한 욕망과 미래지향적 망상에 빠져 현실을 무시하기가 일쑤다.
음양이란 결국 나와 남이라는 한 생각이니 나와 너의 관계에서 모든 갈등과 마찰이 일어난다. 근시안이나 원시안이 모두 병이듯이 나 위주의 생각이나 남 위주의 생각이 모두 병이다.
나(ego)는 항상 남과 비교하는 자아의식을 구성한다. 내가 우월하다든가 못났다든가 하는 분별은 항상 투쟁과 마찰을 유발시킨다. 내가 있으므로 모든 번뇌의 근본인 교활한 사고는 움직인다. 내가 없는 무아의 진리는 모든 선각자들의 공통된 깨달음이다.
쌍화란 나와 남과의 조화인데, 나와 남이라는 생각이 남아있는 한 조화는 없다. 자동적으로 내가 없어지면 남이라는 생각도 없어지게 마련이다. 쌍화란 바로 음과 양이 분리되기 전의 소식을 뜻하며, 나 없는 무아의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나라고 하는 생각의 확대는 아무리 크게 키워도 남과의 적대관계를 유발시킨다. 내집안·내고장·내나라·내전통·내종교·내철학 등등 나라고 이름 붙여지는 모든 것들은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다. 크나 작으나 필연적으로 마찰과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마음속에서 이미 분리되어 있는 나와 너라는 생각 때문이다.
참으로 모든 인류에게 맞는 묘약인 진짜 쌍화탕은 곧 이 무아의 깨달음보다 더한 것이 없다. 구태어 풀뿌리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조화있는 쌍화문을 열 수 있는 비결은 오직 너와 나 없는 각성뿐이리라. 너와 나 없는 각성에는 음양이전의 소식을 간파해야만 하는데 어느 노선사의 멋진 답을 소개한다.
"음약이전의 소식은 무엇입니까?"
노선사 왈 "따뜻한 바람이 스스로 남쪽에서 불어오느니라." (薰風自南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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